2월 말경 건강검진을 받고 오늘이 5월 28일이니 이제 석 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제가 그동안 자기반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치료와 회복 기록을 짬날 때마다 남겨보고자 합니다.
그 전 이야기들은 아래 참고하시구요.
2020/05/12 - [다이어리] - 의사쌤이 알려준 비수면 위내시경을 좀 더 편하게 받는 방법
2020/05/14 - [다이어리] - (경험담) 위내시경 검사 시 비수면 내시경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2020/05/27 - [다이어리] - 내가 장상피화생 판정 받은 이유 돌아보니
판정 받은 이후 나름 어떻게 이걸 치료하고 극복할지 고민을 좀 해봤는데...
위에 좋은 건 양배추즙. 치료는 헬리코박터균 치료 등등 몇 가지가 있던데
양배추는 본인에게 안 맞거나 과하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고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치료 중에 부작용, 치료 후에 재발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어서 적용하기가 꺼려졌습니다.
일단 판정받을 때 비수면으로 내시경을 한터라 헬리코박터균 검사 같은 거도 못했구요.
그리고 제 발병원인 자체가 식습관과 과도한 음주 때문에 발생한 것 같아서
최초 6개월 간은 식습관 개선활동 외에 딱히 보조제나 치료를 받지 않고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난번에 제 식습관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분석한 결과 아래와 같이 계획을 세워봤습니다.
□ 식사량 반으로 줄이기
1) 아침은 선식 or 시리얼 or 고구마/계란 등 부담 없는 걸로 먹기
2) 점심은 제대로 챙겨 먹기. 단, 양을 70%로 줄여서
3) 저녁은 고구마/감자/계란/닭가슴살 위주로 섭취하고 7시 전에 식사 완료. 이후 아무것도 먹지 않기
□ 금주
1) 1주에 4~5회씩 하루 소주1/맥주1L 먹던 애주가였는데 이거 그냥 끊기로 함
□ 커피
1) 콜드 브루로 진하게 하루 한두 잔씩 먹곤 했는데 이거도 그냥 끊기로 함
□ 탄산수
1) 맥주, 탄산수, 사이다, 콜라 모두 끊기로 함
□ 운동
1) 주 3회 땀 많이 흘리고 숨이 벅찰 정도로 유산소 운동
2) 주 3회 상하체 근력운동 (푸시업, 스쿼트부터 시작)
□ 수면
1) 밤 10시 전에 자기
2) 피트니스 트래커를 사용해서 수면 모니터링으로 최적의 수면 질 확보할 수 있는 수면시간 찾기
※ 잘 때 사용한 트래커는 Fitbit flex2입니다. 예전 사용기 참고하세요.
2017/01/09 - [디지털 가전제품] - [사용기] 핏빗 플렉스 2 열흘간 사용 후기 (Fitbit Flex 2)
□ 스트레스 관리
1) 잠들기 전 누워서 명상하기
2) 평소 긍정적인 생각하기. 힘든 거 내려놓기
계획 적어놓고 보니 엄청 많네요;;;
이게 과연 가능할까? 싶으시겠지만, 전 석 달째 지켜가고 있는 중입니다.
"암"이라는 문턱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신이 덜컥 들더라고요.
그 좋아하는 술도 끊고 식습관 모두 지키면서 잠도 잘 자고 있습니다.
막상 끊고 보니 일상도 꽤나 편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져서 제 스스로 지키길 잘했다 생각하는 중입니다.
뭔가 더 지켜야 하고 더 먹어야 하고 더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런지 생각보단 지키기 수월하더라고요.
그동안 얼마나 더 맛있게, 더 잘 먹으려고,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 몸을 혹사했나 싶습니다.
안 먹고 안 하니 어찌나 편한지요.
계획 분류별로 석 달 째의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식사량 조절
아침은 원래 대충 먹어서 별 다른 건 없습니다만 아침이 든든하고 뜨뜻하니 하루에 활기가 좀 다르더군요.
점심마저 제대로 안 먹으면 너무 심심할 거 같아 원래 50%만 먹으려 했는데 그걸 못 지키고 70% 정도로 먹고 있습니다.
저녁이 젤 고비긴 한데요. 항상 술안주 겸 먹거리를 사들고 술을 먹었던 터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쉬웠습니다.
간단히 먹고 속 편하니 쭉 지키기는 더 쉽더라고요.
7시 이후에 안 먹는 게 중요해요.
늦을 거 같으면 고구마 한두 개로 허기만 때우는 정도로 먹고 일찍 잠들었습니다.
금주
금연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담배도 습관성이라 특정 타이밍 되면 꼭 생각이 나는데요 (ex. 식후땡, 새벽)
저녁에 반주 겸 먹던터인데 저도 금주해보니 저녁때 맛있는 걸 먹으면 생각이 안 날 순 없더군요.
한 달간은 한 방울도 먹지 않았고, 이후에는 너무 적적해서 포도주 한병 사서 저녁 먹을 때 소주 두 잔 양으로 마시는 중입니다.
술 안 먹다 먹으니 이 정도도 알딸딸해지더군요. 일찍 잠드는데 꽤 도움이 되곤 합니다.
하루 이 정도의 양은 심혈관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하여 적정량으로 판단하고 먹고는 있습니다만
어째됐든 알코올인지라 매일 마시는 것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커피
술만큼 자주 먹던 게 커피였는데 사실 커피는 누구나 애용하는 만큼 그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에 커피 끊고 보니 커피가 왜 안 좋은 거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거 다 끊고 커피 한잔 먹어보니 몸에 수분이 빠지는 게 느껴지고 속도 좀 안 좋더군요 (살짝 장염끼? 같이)
회사에서 어쩌다 하루 커피 2잔 먹게 된 적이 있는데 저녁에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습니다.
잠 잘 때도 좀 더 노력해야 했고요.
그동안 전 커피에 별 영향을 안 받는다 생각했던 1인인데요, 커피 많이 드시는 분들은 한번 고민해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탄산수
의외로 탄산수가 끊기 좀 어려웠습니다.
기름진 음식 먹고 나면 물로는 개운함을 달래지 못하겠더군요.
일주일에 한 번 치킨 먹을 때 정도는 사이다 한잔 하고 있습니다.
운동
전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시간만 나면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요.
그래서 운동 안 좋아하는 분들과는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와 육아 때문에 거의 못하던걸 건강 핑계로 일부러 나가서 운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술을 안 먹으니 와이프가 이런 건 잘 허용해줘서 좋습니다 ^^;
확실히 운동으로 빼는 땀의 효과는 큰 것 같습니다.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니 몸이 엄청나게 가벼워지는 걸 느끼고 있고요.
저녁에는 잠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잠들고 수면의 질도 대폭 상승하였습니다.
수면
다른 거 지키니까 수면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더군요.
그동안 왜 잠이 안 왔는지, 불면증에 시달렸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작년에 명상훈련을 살짝 받은 적이 있어 도움을 꽤 받고 있습니다.
Body Scanning이라고 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오감을 느껴보는데 집중하는 명상법이 있는데
쉬우면서도 생각을 비우는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하. 지. 만...
잠드는 데는 효과적인데 평상시 마인드 컨트롤은 정말 안되네요.
올해부터 회사 업무도 바뀌어서 스트레스받을 일이 몇 배는 늘어난 터라 앞서 계획했던 것들은 잘 지켜나가고 있는데
스트레스가 가장 안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스트레스도 꽤 영향을 주는데... 앞으로 이걸 극복하는데 노력해봐야겠습니다만 방법이 잘 보이진 않네요 하아...
□ 종합 후기
모든 게 좋아졌습니다.
몸은 가벼워지고, 튼튼해졌고 속은 편해졌습니다.
잠도 정말 잘 자고 있고요 (9시면 그냥 뻗어버림 ㅡ.ㅡ;)
고혈압도 신기하게 바로 내려갔습니다.
매주 인바디 체크하는 재미도 있고요.
헬스 하는 분들이 매일 얘기하는 근손실 걱정도 이제 공감이 되고 있습니다 ㅎㅎㅎ
중간중간에 포도주 한잔씩 먹으면 위가 쓰린 느낌이 있어 이건 다시 끊어야 될 거 같아요.
저녁 먹고 입안이 알코올로 씻겨 내려가는 것 같은 그 느낌 때문에 먹는 거라 사실 안 먹어도 상관없습니다만 아쉽긴 하네요.
석 달 이후에 다시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8월쯤이겠네요.
그땐 건강검진받은 지 6개월이 되는 시기라 내시경을 한번 더 할 계획입니다.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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