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본격 발발되기 시작한 즈음인 2월 중순 경 만 40세가 된 저는 종합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평소 술을 좋아하던 저는 특히 2019년에 유난히 많이 먹었기에 
제 건강에 좀 걱정도 되어 올해는 이른 시점에 검진을 신청했습니다.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던 창원 삼성병원



하나씩 퀘스트 해결하는 것 처럼 검사 순서를 기다렸다가 받고 나오길 반복...
그리고 대망의 위내시경 순서가 되어 기다리는 중에 특이한 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수많은 사람 중에 비수면 내시경으로 하는 사람이 저 말고 한 명, 총 두 명 밖에 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전 여태 비수면 내시경으로만 해왔던터라 

 

'에이~ 뭐 이 정도도 못 참아서 다들 수면으로 한다고 그래?'

 

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비수면 내시경을 좀 더 쉽게 잘 참으며 받는 노하우를 알고 있었기에 전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 노하우는 이전 글 : 의사 선생님이 알려준 비수면 위내시경을 좀 더 편하게 받는 방법을 참고하세요)

 

검사 시간도 짧고 회복도 따로 할 필요 없이 검사 후에는 자차로 퇴근도 가능하니까 전 항상 비수면으로 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 차례가 되었고, 여느 때와 같이 식도 부위에 마취를 하고 검사실 자리에 편히 누웠습니다.

 

검사 진행 중...

 

근데 이번에는 뭔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며 검사를 했고 (이게 느껴지죠 ㅎ)
제 신상 차트를 번갈아 보시며

 

"나이가... 젊은데?", 한번 더 보시며 "40?? 흠..."

 

이러시더군요.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공기 많이 들어갑니다. 트림 안 나오게 잘 참으세요"

 

하더군요.

 

'끄덕끄덕'

 

말을 할 수 없으니 알았다는 시늉만 했죠.
공기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배가 불룩해지더군요.
이게 참는다고 참았는데 자연스럽게 트림이 나오는 지경이 되어 한번 꺼억 시원하게 해 버렸습니다.
내시 경관이 계속 왔다 갔다 해서 좀 참기도 어려웠어요.

 

그러다가 의사 선생님 왈

 

"이쯤 합시다. 담부턴 수면내시경으로 하세요"

 

이러더군요.

 

'왜 그러지?' 하는 생각도 잠시, 일로 와보라며 모니터를 제 쪽으로 돌려선 설명을 해주시기 시작하는데.

 

우측이 위축성위염. 쭈글쭈글해진다

 

"여기부터 위 입구입니다. 색깔 변하고 쭈글쭈글한 거 보이죠? 이게 위축성 위염이라고 하는 겁니다"

 

하시는 거예요.

 

'아, 위염? 뭐 매번 듣던 소리지"

 

라며 간단히 넘기려는데

 

"젊은 사람이 무슨 술을 그렇게나 먹었길래 위가 이지경이 되었냐?" 고 반문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심해진 장상피화생 사례 (제 사진은 아님)

 

"위축성 위염 단계를 넘어서 하얗게 변한 부분 보이죠? 이게 위축성 위염에서 더 진행돼서 장상피화생 단계로 들어간 겁니다"
"본인 나이가 40이던데 지금 위 상태는 50~60대의 위 상태예요. 장상피화생 다음 단계는 위암입니다."
"이건 세포가 위점막에서 장세포로 바뀐 거라 회복이 안돼요.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사진 더 찍고 세포 검사도 해야 돼서 더 봐야 되는데 비수면이라 검사가 길어지면 힘들어지니 아까 중단한 겁니다. 트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못 참아요"
"그래서 다음부터 비수면으로 검사하라고 한 겁니다. 술 적당히 먹는 게 아니고 끊고 식습관 개선하면서 관리하세요."

 

 

명존쎄를 연타로 두들겨 맞다 보니 어안이 벙벙해지더군요.
술을 즐겨 먹던 저로썬 좀 먹다가 건강 안 좋아지면 다시 관리하면 나아지겠거니 쉽게 생각했는데...
50~60대라니요... 회복이 불가능하다니요... 다음이 위암이라니요... ㅠㅠ

 

집에 와선 울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2월 중순 경 위축성 위염 + 장상피화생 판정을 받은 후 지금 시점까지 술을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있고
아침저녁에는 선식과 고구마, 옥수수, 시리얼 등 위에 부담 적은 음식만 먹고 점심 한 끼만 제대로 된 밥을 챙겨 먹고 있습니다. (선식은 생식이라 위에 안 좋다고 해서 이 역시도 끊었습니다. 채소도 날것으로 먹으면 안 좋다더군요)
식습관이나 장상피화생 걸리게 된 계기, 이후 대처 등은 별도 포스팅으로 연재해서 진행상황을 공유드릴까 합니다.

 

이 글의 주제인 '유증상자가 내시경 검사 시 비수면 내시경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위에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 대신할까 하네요.

 

 

결론적으로, 유증상 원인과 상태를 제대로 보려면 검사가 용이해야 하는데
비수면 상태에서는 검사가 원활하지 않고 환자가 버티기 쉽지 않아 제대로 된 검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저도 다음부턴 꼭 수면으로 하려고요.

 

위 내시경 검사받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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