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회사를 퇴근하고 고향으로 가는 날이었다.


고향에 도착했는데 시간은 이미 저녁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가을하늘엔 노을이 아름답게 그려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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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를 내리고 조금만 가면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있었다.


그땐 국민학교였지...


회사에 다니고 몇년, 아니 고등학교, 대학교때에도 그 초등학교를 가본적은 없었다.


막연한 그리움은 있었지만 정작 발길은 가지 않았던 내 초등학교.


이상하게 그 날은 거기에 가보고 싶었다.


'얼마나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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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뛰어놀던 타이어.


타이어와 타이어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아이들 사이에서도 어지간한 담대함을 갖추지 않고서야 뛰어넘을 수 없었던 타이어.


그때 그 타이어였다.


내가 열살무렵 그 때 그 타이어. 많이 갈라지고 변색되었지만 내가 어릴적 뛰어놀던 타이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내 어린시절을 같이 보냈던 놀이기구들은 전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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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함을 갖춘 아이들만 뛰어놀 수 있었던 타이어.


지금은 너무나도 낮고 좁아졌구나...


나의 순수함도 그만큼 낮고 좁아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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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하나로 몇가지 놀이를 했던걸까?


멀리뛰기


높이타기


뒤로타기


슈퍼맨


모래에 떨어진 동전줍기...


남자아이, 여자아이 같이 타면 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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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교단에서 교장선생님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셨던걸까 ?


혹 지금 들으면 정말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지혜를 말씀하셨던건 아닐까?


배움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는 아니셨을까?


그때 쓰러졌던 그 친구 지금은 건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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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난다.


여기 이 창고에 아이들이 석탄을 받으러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렸던 기억이...


그때 그 교실에는 석탄을 태워 난방을 했었다...


난로 위에는 주둥이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주전자가 있었고...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난로주위에 모여 손을 벌리고 농담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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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뜸하긴 했지만 한반에 두명씩은 돌아가면서 늦게까지 남아 교내 순찰을 돌았던 기억도 난다...


너무 무서웠지.


그땐 왜 밤엔 이순신 동상이 움직인다고 믿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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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나뭇잎도 장난감이 되던...


가진건 없었지만 너무 행복했던 시절.


모래만 있으면 두꺼비집을 만들고


그릴 수 있는 땅만 있으면 땅따먹기를 했지.


병뚜껑을 돌로 펴서 딱지를 만들었고


구슬많은 친구는 부자, 쇠구슬 있는 친구는 능력자였던 시절.


친구야 놀자, 친구야 놀자 소리치면 하나둘씩 모여 걱정없이 뛰어놀던 그 시절...



왠지 멀리서 엄마가 밥 먹으러 오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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