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집착하지 마라, 과정을 즐겨라"


  어릴 적부터 들었던 말 중에 "교과서로만 공부했어요"와 함께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는 대표적인 조언이죠. 저 역시도 평생을 과정보단 결과에 집착하며 살아왔습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기보다는 그냥 제가 문제였던 거 같아요. 결과에 급급하고 뭔가 이뤄야 한다는 것에 조바심을 가지고 살아왔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적으로  성장할수록 뭔가 갖춰져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지더군요. 겉으로 보여야 할 "(자격) 증'과 "(이력)서"들이 늘어나면서 하나씩 이뤄가는 성취감은 있었지만 결코 이런 과정들을 즐길 순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그냥 하기 싫었거든요.


  이런 자세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있어 한 글자 적고자 합니다. 바로 신혼여행 때 제가 겪은 이야기인데요. 먼저 아래 사진들을 보시죠.


샌프란시스코 소샬리토(Sausalito)


샌프란시스코 소샬리토(Sausalito)


샌프란시스코 소샬리토(Sausalito)


샌프란시스코 티뷰론(Tiburon)


샌프란시스코 티뷰론(Tiburon)


  정말  아름답죠? 여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지나면 있는 소살리토, 티뷰론이라는 곳입니다. 구글링 해서 좀 찾아봤어요. 미국 내에서도 부촌으로 유명한 곳이죠. (모르고 갔지만;;)

  제가 신혼여행을 샌프란시스코로 갔었는데 하루는 자전거 투어를 계획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fisherman's wharf에서 자전거를 빌려 금문교를 지나 소살리토를 거쳐 티뷰론으로 가는 루트였고 티뷰론 항구에서 다시 배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루트입니다. 

  원래는 소살리토에서 돌아오는 계획이었는데 지도를 보니 티뷰론까지 가도 크게 멀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기왕 온 김에 티뷰론까지 가자고 와이프를 설득해서 출발을 했는데... 길이 가도 가도 끝이 없더군요. 티뷰론에서 돌아오는 배 시간까지는 두 시간 남짓 남았는데 소살리토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이 넘어도 그 중간 거리의 반도 못 온 겁니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 근데 날씨랑 경치는 어찌나 좋은지... 길을 가면  갈수록 경치가 좋더군요. 그 여유로운 풍경과 부촌다운 집들, 잘 닦아진 길과 공원, 휴식공간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던 중 그 따사로운 노을을 정말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단 한 번도 중간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다거나 동영상을 촬영한다거나 할 여유가 저희에겐 없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없었거든요. 미친 듯이 페달을 밟아 뱃시간을 맞춰야 했습니다. 결국 다행히 10분을 남겨놓고 항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더 컸지 그 경치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니 그때 사진 한번 못 찍고 그 해변과 공원에서 걷고 누워보지도 못했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네요. 하물며 동영상도 없어서 그 멋진 경치도 대부분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버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 해볼 걸...' '~할 걸...' '조금만...' 이런 후회들만 가득 남았습니다. 또 이런 후회는 정말 하기 싫네요. 


  바꿔서 생각하면 언제 다시 이 시간이 돌아올지 모르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비록 일상에서 반복적인 일들을 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재미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지라도 지금의 나와 지금의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죠. 반복적인 일과 재미없는 이야기라도 지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극단적으로 내일 회사에서 잘리고 내 옆의 사람이 사라진다거나 내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할까요? 

  Present. "현재"가 될 수도 있고, "선물"도 될 수 있는 재미있는 단어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선물로 생각하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살아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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